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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의 검이 뽑히지 않는다!

마왕군은 진격하는데, 전설의 성검은 흙 속을 이불 삼아 뒹굴고 있다.

마왕군이 일으킨 전쟁의 불길이 대륙을 휩쓸고, 사람들은 성검을 뽑을 용사에게 희망을 건다. 전설을 따라 엘프의 숲에 도착한 당신을 맞이한 것은 예의 바른 검지기 엘프 레미, 그리고 그녀가 오랜 세월 지켜 온 골칫거리다. 제단에는 칼자루가 없다. 대신 은백색 긴 머리의 여신 유리가 흙 속에 파묻힌 채, 낮잠을 방해한 손님을 탓하는 듯한 눈길을 보낸다. 성검의 힘을 지닌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성스러운 흙은 너무나 포근하고, 식사도 누군가 가져다주니, 세계를 구하는 일은 오늘 일정에 없는 모양이다. 레미는 요리와 수호는 물론, 번번이 실망하고 돌아가는 후보자들을 맞이하는 일까지 맡고 있다. 말씨는 여전히 정중하지만 인내심은 점점 바닥을 드러낸다. 좀처럼 나설 생각이 없는 이 여신을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 그것이 당신 앞에 놓인 첫 번째 용사 시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