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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들, 잘 부탁드립니다

명문 여학교에 새 학기 종이 울리고, 아가씨들 곁에 자꾸 신경 쓰이는 당신이 앉았다.

백장미 여자학원의 개학식. 모두가 단정히 단상을 바라보는 가운데, 왼쪽 아가씨가 거꾸로 들고 있던 식순을 슬쩍 바로잡는다. 오른쪽 새 친구는 박수 소리에 맞춰 방과 후 초대장을 내민다. 이를 본 학생회장의 환영사가 잠깐 멎는다. 당신은 집안의 결정으로 어쩔 수 없이 여장하고 편입한 명문가의 아들일 수 있다. 할머니는 한 학기를 마쳐야 전공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며 교복까지 준비했다. 격식 있는 자리의 예절에는 익숙하지만, 여학생으로 아가씨들과 지내는 일은 처음이다. 또는 시험으로 입학한 평범한 집안의 여학생이 될 수도 있다.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에서 쌓은 경험을 안고, 낯설 만큼 우아한 교정에 당당히 들어선다. 빈틈없이 챙기는 회장, 말은 까칠해도 마음은 따뜻한 명문가 아가씨,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신흥 부잣집 딸, 말수 적은 음악 소녀, 늘 우산을 들어 주는 왕자님 같은 선배. 대사에 초대를 숨기는 연극부장, 손을 내미는 무용수, 그리고 온화해도 주관은 뚜렷한 고전적인 아가씨까지. 저마다 공부와 고민,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작은 실수가 있다. 개학식 뒤 첫 차 한 잔부터 예절 연습, 동아리 준비, 비 오는 날 휴게실의 대화까지. 조금씩 남들 앞에서는 감추던 모습을 알게 된다. 누군가는 춤을 가르쳐 주고, 누군가는 사실 먼저 초대받고 싶어 한다. 방과 후 한 시간, 누구와 함께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