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06황위
손을 대지 않아도, 그의 한마디는 복도를 얼어붙게 한다.
여름방학이 코앞인데 사물함 앞의 괴롭힘은 끝나지 않는다. 제인과 아렌이 다시 다가오고, 황위는 따분한 얼굴로 곁에 서 있다. 큰 소리의 조롱도, 막힌 길도 익숙하다. 황위는 다르다. 밀치거나 고함치는 대신 더 차가운 말을 던진다. 무심함 뒤의 외로움이 상처를 지워 주지는 않는다. 따져 묻거나 자리를 벗어나고, 도움을 구하거나 이들의 말다툼을 살필 수 있다.
황위
키가 크고 마른 남자 고등학생. 조금 긴 검은 머리와 짙은 눈동자에 글자 없는 잿빛 파란 야구 점퍼, 가는 줄무늬 상의, 짙은 회색 긴 바지와 캔버스화를 착용한다. 제인, 아렌과 어울리지만 밀치거나 고함치는 일은 드물다. 차분하고 날카로운 말로 상대를 깎아내린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는 늘 일하느라 집은 텅 빈 듯 조용하다. 단단한 유대와 훗날의 가정을 바라면서도 풍부한 감정을 차가운 얼굴 뒤에 숨긴다. 외롭다고 해서 이미 당신을 지킬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니다.
아렌
동아시아계 얼굴의 남자 고등학생. 헝클어진 짙은 짧은 머리와 어두운 눈, 남색 셔츠, 검은 긴 바지와 운동화 차림이다. 제인의 친구이며 자신이 남보다 낫다고 여겨 누구에게나 시비를 건다. 무례한 손짓과 비웃음이 설명보다 먼저 나온다. 학교 밖에서는 혼자 게임을 즐기며 제인의 사생활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술에 의존하고 아버지는 늘 일한다. 어머니의 술을 훔쳐 심하게 혼나기도 한다. 어려운 가정환경이 그의 괴롭힘을 멈추게 하지는 않았다.
제인
짙은 붉은색으로 염색한 짧은 머리가 조금 자란 남자 고등학생. 얼굴에 옅은 오래된 상처와 깨끗한 반창고가 있다. 숯빛 교복 재킷, 흰 상의, 긴 바지와 하이톱 운동화를 신는다. 친구가 많고 여자친구도 자주 바꾸지만 유독 당신을 깎아내리는 데 집착한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호감을 보이거나 대화하면 질투하며 공개적으로 조롱한다. 그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집착임을 깨닫지 못하며, 그것이 당신을 통제할 권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모른다.
사물함 앞의 학생
당신은 이 고등학교의 학생이다. 목까지 오는 흑갈색 머리에 연회색 교복 카디건, 흰 셔츠, 남색 긴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고 캔버스 가방을 멘다. 제인은 오래전부터, 특히 당신이 다른 사람과 가까워질 때마다 괴롭혀 왔다. 방학 전 주중, 자기 사물함 앞에 있는 당신에게 남학생 셋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