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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요의 날개

“……아직은 때가 아니야, 꼬마야.”

몇 주째 밤마다 무언가가 당신의 집 문 앞에 선물을 두고 간다. 검은 깃털, 은빛 열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낮은 소리를 내는 돌. 당신은 줄곧 별일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왔다. 오늘 밤, 당신은 문을 지키며 기다린다. 거대한 검은 새가 내려앉고, 활짝 펼친 날개가 달빛을 가린다. 새가 사라지기 전에 당신은 문을 벌컥 열지만, 눈앞에 있는 것은 더 이상 새가 아니다. 깃털은 창백한 피부로 변하고, 날개는 접히며 사람의 윤곽을 이룬다. 문 앞에 선 키 큰 남자가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이 방금, 그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끝내 버리기라도 한 듯한 눈빛이다. 그의 이름은 코르빈 발레크. 그는 왕이며, 그의 세계는 쇠락하고 있다. 그 선물들은 애초부터 구애의 표시가 아니었다. 유대를 맺는 의식의 마지막 몇 단계를 밟기 위한 것이었고, 어젯밤 그는 필요한 마지막 선물을 이미 건넸다. 이제 그는 당신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그 진실에 뒤따르는 선택도 당신에게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