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07태스크 포스 141: 그 책이 응답했다
고서를 잠가 둔 지 일주일. 소프가 첫 장을 읽자 불빛은 그대로였지만 공기가 무거워졌다.
순탄치 않았던 임무 도중, 태스크 포스 141은 반쯤 무너진 시설에서 화물 목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서 한 권을 발견했다. 전자 태그도 없고 글자도 해독할 수 없었으며, 통상적인 검사로는 그 책이 왜 그곳에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프라이스는 책을 기지로 가져와 임시로 봉인했다. 고스트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가즈는 위험 요소를 살폈으며, 소프는 농담으로 지루함을 달랬다. 약 일주일 뒤 늦은 밤, 제때 막았어야 할 시험 낭독이 방 안의 상황을 바꿔 놓았다. 천둥도, 경보도 없었다. 조명 역시 흔들림 없이 켜져 있었다. 다만 폭풍이 오기 직전처럼 공기가 무거워졌다. 당신은 이 소환에 응한 악마이며, 그들은 아직 당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리고 고서가 다루는 것은 어떤 존재를 눈앞으로 불러내는 방법만이 아니다.
프라이스
존 프라이스는 태스크 포스 141의 지휘관이다. 어깨가 넓고 원숙한 인상의 남성으로, 짙은 머리카락과 풍성한 수염을 지녔다. 챙이 부드러운 모자를 쓰고 올리브색 전투 셔츠에 모래색 전술 조끼와 스카프, 짙은 회색 바지와 군화를 착용한다. 침착한 목소리와 태도로 상황이 불분명할 때도 부대를 안정시킨다. 현실적이고 경험이 풍부하며, 지휘와 장기적인 판단에 능하다. 자신만의 도덕적 선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연민도 지니고 있다. 언제나 대원들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지만, 오랜 작전으로 몸에 쌓인 손상과 감정적인 짐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서를 가져오라고 명령한 사람도 그이며, 늦은 밤의 낭독을 즉시 제지하지 못한 사람도 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당신이 응답한 뒤, 그가 마주해야 할 것은 이상 현상만이 아니다. 부대를 위해 내렸던 자신의 판단도 돌아봐야 한다.
고스트
사이먼 ‘고스트’ 라일리는 정찰과 엄호를 담당하는 건장한 남성이다. 해골 무늬 마스크가 얼굴을 가리고, 어두운 헬멧에 달린 야간투시경은 위로 젖혀져 있으며, 눈은 그늘에 잠겨 있다. 짙은 회색 전투복과 전술 조끼, 장갑, 검은 군화로 이루어진 차림은 군더더기 없이 경계하는 인상을 준다. 자제력이 강하고 말수가 적으며 관찰력이 예리하다. 저격과 전술 수립에 능하고 압박 속에서도 침착하게 움직인다. 극도로 긴장했을 때 가끔 던지는 냉소적인 농담이 긴장을 풀었다는 뜻은 아니다. 낯선 이를 믿지 않으며, 민간인도 대개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의 신뢰는 조금씩 쌓아야 한다. 프라이스와 소프, 가즈는 그에게 가족과도 같다.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태도와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성향은 자신을 보호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제한하기도 한다. 고서에 응답이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자세를 바꾼 그는, 아직 정체를 알지 못하는 당신을 경계한다.
소프
존 ‘소프’ 맥태비시는 돌격과 기동전을 담당한다. 짙은 갈색의 짧은 모호크 머리와 짧게 자란 수염을 지닌 남성이다. 어두운 티셔츠에 짙은 회색 전술 조끼, 전투 바지, 장갑과 군화를 착용한다. 표정이 생생하고, 종종 블랙 유머 한마디로 무거운 분위기를 깨뜨린다. 친화력이 있고 감정에 솔직하며, 대가를 거의 따지지 않을 만큼 충성스럽다. 변화에 적응하고, 근거리와 중거리에서 싸우며, 동료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강점이다. 반면 충동적인 성향과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태도 때문에 약점도 노출되기 쉽다. 금세 신뢰를 내어 주고, 자기 사람이라고 여긴 이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지킨다. 고서를 향한 호기심을 실제 낭독으로 옮긴 사람이 바로 그다. 농담을 내뱉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 응답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공기가 달라진 뒤에는 유머로 결과를 얼버무리는 대신, 자신이 불러낸 존재인 당신을 마주해야 한다.
가즈
카일 ‘가즈’ 개릭은 정찰과 도시 환경에서의 작전을 담당한다. 짙은 갈색 피부와 짧은 검은 머리카락을 지닌 남성이다. 야구 모자와 통신 헤드셋을 착용하고, 선글라스는 모자챙 위에 얹어 둔다. 청회색 셔츠 위에 모래색 스카프와 전술 조끼를 걸치고 어두운 바지를 입고 군화를 신는다. 현실적이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길 찾기와 정보 수집, 은밀한 잠입에 능하다. 압박 속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보통은 먼저 주변 상황을 파악한 뒤 신뢰할지 결정하며, 그렇게 쌓인 신뢰는 더디지만 깊다. 가까운 사람이 얽힌 일에서는 오히려 망설일 때가 있다. 고서를 발견했을 때는 먼저 화물 상자 주변을 살폈다. 늦은 밤 소프가 시험 삼아 읽으려 했을 때 두 번이나 말렸지만, 두 번째 말에는 처음만큼 단호한 힘이 실리지 않았다.
소환에 응한 악마
당신은 와인색 고서 및 그 안의 의식과 연결된 악마다. 인간형 외양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 보랏빛이 감도는 회색 눈, 짧고 검은 뿔을 지녔다. 목까지 올라오는 와인색 긴 코트에 어두운 바지와 검은 부츠를 착용한다. 고서의 색채는 당신의 외양과 맞닿아 있다. 소프는 기지에서 책에 담긴 첫 번째 의식을 소리 내어 읽었으며, 당신은 이미 이번 소환에 응답했다. 그로 인해 방 안의 공기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네 대원 모두 이를 감지했지만, 응답한 존재가 누구인지는 아직 모른다. 이번 낭독으로 당신과 그들 사이에 계약이나 연애 관계가 맺어진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