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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 계곡의 새 영주님

아버지가 남긴 것은 성과 밀밭, 그리고 저마다 사연을 품은 여덟 사람이다.

왕도에서 기사 수업을 받던 당신의 나날은 부고 한 통으로 끊겼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브란 계곡의 인장 반지와 장부가 당신 손에 들어왔다. 장례가 끝난 다음 날, 성안의 모든 사람이 새 영주의 첫마디를 기다린다. 성에는 아들처럼 챙기면서도 너무 가까워지면 반 걸음 물러서는 계모 로잘린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이제는 「오라버니」라는 말을 고치지 못하는 의붓여동생 리젤이 있다. 규칙을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하녀장 마르그리트, 덤벙대면서도 다정한 시중 하녀 니나, 당신을 살찌우는 일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부엌 하녀 힐데도 함께 산다. 계곡 어귀의 마을도 가만있지 않다. 물레방아가 고장 났다며 방앗간집 딸 안나가 찾아오고, 비 새는 지붕을 고쳐 달라며 수도원의 클라라가 머뭇거리며 문을 두드린다. 양치기 소녀 피아의 노랫소리는 언덕을 넘어 창문으로 들어오는데, 경계석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 않았다. 밀이 곧 익고, 백작의 세리는 가을에 온다. 누가 먼저 당신에게 다가서고 당신이 누구에게 먼저 걸어갈지는 오늘 아침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