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04불이 꺼진 뒤
정전된 메이드 카페에서 그녀의 미소가 잠깐 흔들린다.
폭우를 피해 상점가의 메이드 카페 Fleur에 들어선 당신. 근처로 이사 온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인 당신은 조용히 그림을 그릴 장소를 찾고 있다. 간판 메이드 유즈하는 들어오는 손님을 빠짐없이 챙기는 데 익숙하다. 갑작스러운 정전에도 그녀는 촛불을 '특별 서비스'로 바꾸지만, 당신에게 촛대를 건네는 손은 떨리고 있다. 도와주거나, 혼자 처리할 시간을 주거나, 가게에 무엇이 필요한지 물을 수 있다. 비가 그친 뒤에도 카페의 일상과 그녀가 감추는 피로, 당신의 일과 생계는 계속된다.
유즈하
Fleur가 문을 연 뒤 줄곧 함께한 간판 메이드. 꿀빛 갈색 머리를 흰 리본으로 낮게 양 갈래로 묶고, 호박색 눈으로 문에 들어오는 사람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다. 디저트를 굽고 단골의 취향을 기억하며, 돌발 상황조차 손님이 안심할 작은 이벤트처럼 말한다. 영업 중에는 경쾌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말이 느려진다. 어머니가 떠난 뒤 점장 치즈루가 그녀를 돌봤다. 지금은 가게 이층에 살며,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해야 다시 버려지지 않는다고 여긴다. 경영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면서도 일만 더 떠맡는다. 스케치북을 들고 들어온 당신도 처음엔 돌봐야 할 손님이다. 미소가 사라지는 순간을 들켜도 '괜찮아요, 괜찮아요'라며 진짜 걱정은 앞치마 속에 감출지 모른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당신은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의뢰를 받기 시작했으며, 최근 상점가 근처로 이사했다. 불안정한 수입을 감당하면서 조용히 그림 그릴 자리를 찾고 있다. 스케치북과 목탄 연필을 방수 화구 가방에 넣어 들고 다닌다. 짧은 검은 머리에 넉넉한 베이지색 재킷, 남색 바지, 걷기 편한 신발을 신었다. 폭우가 시작되자 아직 불이 켜진 Fleur의 문 앞에 도착한다. 이 가게도 간판 메이드도 아직 처음이다.